구절초 키우기 5가지 | 가을 화단을 은은하게 물들이는 들국화 관리법
9월로 접어들면 한여름의 무성함이 조금씩 누그러지고, 정원에도 서늘한 가을 공기가 스며듭니다. 이맘때가 되면 우리 집 정원 한쪽에서도 기다렸다는 듯 흰 꽃이 하나둘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바로 구절초입니다.
사진은 지난해 우리 집 정원에 피었던 구절초입니다. 특별히 많은 손을 들이지 않아도 가을이 되면 흰 꽃이 무리 지어 피면서 여름 내내 짙었던 정원의 색을 차분하게 바꿔 놓습니다. 화려한 꽃은 아니지만 여러 포기가 한꺼번에 피면 오히려 더 눈길이 갑니다.
구절초는 비교적 추위에 강하고 한번 자리를 잡으면 해마다 다시 올라오는 여러해살이꽃이라 정원에서 오래 키우기 좋습니다. 다만 햇빛과 배수, 물주기, 순지르기 시기만 조금 신경 쓰면 포기가 훨씬 튼튼해지고 꽃도 풍성해집니다.
오늘은 실제로 정원에서 구절초를 키우면서 알아두면 좋은 심는 자리와 물주기, 순지르기, 겨울나기와 번식 방법까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지난가을 집 정원에 무리 지어 피어난 구절초입니다. 해마다 가을이면 흰 꽃이 풍성하게 피어 정원의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만들어 줍니다.
구절초 키우기, 먼저 알아두면 좋은 점
구절초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오래전부터 자라온 친숙한 들꽃입니다. 가을이면 흰색이나 연한 분홍빛을 띤 꽃이 피며, 흔히 쑥부쟁이와 감국 등과 함께 들국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구절초라는 이름은 예부터 음력 9월 9일 무렵과 관련해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다만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명이 있으므로, 정원에서는 무엇보다 가을을 대표하는 우리 들꽃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충분합니다.
잎은 깊게 갈라져 있고 줄기 끝에 비교적 큼직한 꽃이 하나씩 달리는 모습이 특징적입니다. 쑥부쟁이와 비슷해 보이지만 구절초는 꽃송이가 비교적 크고, 잎 모양도 더 깊게 갈라지는 편이라 익숙해지면 구분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구절초의 장점은 우리나라 기후에 비교적 잘 적응한다는 점입니다. 노지에 한번 잘 자리 잡으면 해마다 봄에 새싹이 올라오고, 가을이면 다시 꽃을 피웁니다. 다만 겨울 기온이 매우 낮은 지역이나 화분에서 기를 때는 뿌리가 얼지 않도록 조금 더 보호해 주는 것이 안전합니다.
1. 구절초 심는 자리, 햇빛과 배수가 가장 중요합니다
구절초를 잘 키우는 첫 번째 조건은 햇빛입니다. 햇볕이 충분한 자리에서 줄기가 튼튼하게 자라고 꽃도 많이 피는 편입니다. 하루 중 여러 시간 햇빛을 받을 수 있는 화단이라면 좋은 자리가 됩니다.
반대로 그늘이 너무 많으면 줄기가 길고 약하게 자라거나 꽃 수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한여름 오후의 햇볕이 지나치게 강한 곳이라면 오후에 잠시 그늘이 드는 자리도 괜찮지만, 하루 종일 어두운 곳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햇빛만큼 중요한 것이 배수입니다. 구절초는 뿌리가 계속 젖어 있는 환경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비가 온 뒤 물이 오랫동안 고이는 자리라면 흙을 조금 높여 심거나 마사토, 부엽토 등을 섞어 물 빠짐을 개선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화분에 심을 때는 바닥에 배수구가 충분히 있는 화분을 선택하고, 일반 배양토에 입자가 굵은 재료를 조금 섞어 통기성을 확보하면 관리하기 편합니다.
새로 심을 때는 봄철 새싹이 올라오는 시기나 무더위가 지나간 초가을이 비교적 좋습니다. 가을에 꽃이 핀 포트묘를 구입해 심는다면 너무 늦어 땅이 얼기 전에 뿌리가 어느 정도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여유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2. 물주기, 자주 주기보다 흙 상태를 먼저 봅니다
구절초는 한번 활착하면 비교적 건조에도 잘 견디는 편입니다. 그래서 화단에 심은 구절초는 매일 물을 줄 필요가 없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 날이 오래 이어지고 흙이 충분히 말랐을 때 한 번씩 깊게 물을 주는 방법이 좋습니다.
오히려 자주 물을 주어 흙이 늘 축축하게 유지되면 뿌리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장마철이나 가을비가 자주 내리는 시기에는 물주기보다 배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화분에서 키우는 구절초는 노지보다 흙이 빨리 마르므로 조금 더 자주 살펴야 합니다. 겉흙이 말랐다고 바로 물을 주기보다 손가락으로 흙 속까지 확인한 뒤 어느 정도 말랐을 때 화분 바닥으로 물이 흘러나오도록 충분히 줍니다.
물을 줄 때는 잎과 꽃에 계속 물을 끼얹기보다 뿌리 주변의 흙에 직접 주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저녁 늦게 잎이 젖은 상태로 밤을 보내는 일이 반복되면 습기가 오래 남을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아침에 물을 주는 것이 관리하기 편합니다.
3. 구절초를 풍성하게 만드는 순지르기
우리 집 구절초를 키우면서 가장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관리가 바로 순지르기입니다. 아무 손질 없이 두면 줄기가 길게 올라가 바람이나 비에 쓰러지기 쉽고 꽃도 위쪽에 몰릴 수 있습니다.
봄부터 초여름 사이 줄기가 어느 정도 자랐을 때 줄기 끝을 잘라 주면 그 아래에서 곁가지가 여러 개 나오면서 포기가 옆으로 퍼집니다. 이렇게 자란 구절초는 가을이 되었을 때 한 줄기에서 여러 꽃대가 올라와 훨씬 풍성해 보입니다.
순지르기는 보통 초여름까지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너무 늦은 여름까지 계속 줄기를 자르면 꽃눈이 만들어지는 시기와 겹쳐 가을 꽃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한 번에 많이 자르기 부담스럽다면 자란 줄기의 끝부분만 조금씩 잘라 포기 모양을 잡아 주어도 됩니다. 키가 너무 커지는 것을 막고 자연스럽게 둥근 모양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4. 비료는 많이 주기보다 조금만 주는 것이 좋습니다
구절초는 비료를 많이 주어야만 자라는 꽃은 아닙니다. 오히려 질소 성분이 많은 비료를 지나치게 주면 잎과 줄기만 무성해지고 줄기가 연약하게 웃자랄 수 있습니다.
화단에 처음 심을 때 잘 썩은 퇴비나 부엽토를 조금 섞어 주고, 이미 자리 잡은 포기라면 봄에 새싹이 올라올 무렵 소량의 완효성 비료를 주는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해마다 꽃이 잘 피고 잎색도 건강하다면 굳이 비료를 자주 줄 필요는 없습니다. 구절초는 지나친 영양 관리보다 햇빛과 배수, 통풍을 잘 맞춰 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꽃이 지기 시작하면 시든 꽃을 정리해 주면 화단이 한결 깔끔해집니다. 씨앗을 받을 계획이 없다면 마른 꽃대를 잘라 주어 포기가 불필요하게 힘을 쓰는 것을 줄여 줄 수도 있습니다.
5. 겨울나기, 노지는 비교적 쉽고 화분은 조금 더 보호합니다
구절초는 겨울이 되면 지상부가 마르고 뿌리로 겨울을 보냅니다. 꽃이 모두 지고 줄기가 갈색으로 마르면 지면 가까이 남겨 두고 잘라 정리하면 됩니다.
노지에 오래 자리 잡은 구절초는 비교적 추위에 강해 특별한 관리 없이도 봄에 다시 싹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포기나 겨울 추위가 강한 지역에서는 낙엽이나 부엽토를 얇게 덮어 주면 뿌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화분은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노지보다 흙의 양이 적어 뿌리가 추위에 직접 노출되기 쉽습니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곳보다는 건물 벽 가까운 곳이나 비교적 바람이 덜 닿는 곳으로 옮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이라고 해서 화분 흙을 완전히 바싹 말려 두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날씨가 비교적 포근한 날 흙 상태를 확인해 지나치게 말랐다면 소량의 물을 주되, 계속 젖어 있도록 관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절초 번식은 포기나누기가 가장 간단합니다
구절초를 몇 해 키우다 보면 처음 한두 포기였던 것이 점점 커져 넓은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합니다. 우리 집에서도 해마다 조금씩 포기가 커지면서 꽃이 피는 면적이 넓어졌습니다.
포기가 지나치게 커졌다면 봄에 새싹이 올라올 무렵 포기를 캐어 여러 개로 나누어 다시 심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번식 방법입니다.
보통 몇 년에 한 번 포기를 나누어 주면 가운데가 비거나 지나치게 빽빽해지는 것도 막을 수 있습니다. 나눈 포기는 다른 화단에 옮겨 심거나 이웃과 나누기도 좋습니다.
씨앗을 받아 번식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꽃이 지고 씨앗이 충분히 여문 뒤 받아 건조하게 보관했다가 적당한 시기에 파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씨앗으로 키운 개체는 원래 포기와 꽃 모양이나 색이 조금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지금 키우는 구절초의 모습을 그대로 늘리고 싶다면 포기나누기가 더 간단합니다.
구절초와 쑥부쟁이, 어떻게 구분할까요?
가을이 되면 구절초와 쑥부쟁이를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 다 국화과 식물이고 비슷한 계절에 피기 때문입니다.
구절초는 대체로 흰색이나 연한 분홍빛 꽃이 비교적 크게 피고, 줄기 끝에 꽃이 하나씩 또렷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잎도 쑥을 연상시키듯 깊게 갈라져 있습니다.
반면 쑥부쟁이는 보라색이나 연보라색 꽃이 여러 송이 피는 경우가 많고 잎이 구절초보다 길고 갸름한 편입니다. 실제로 두 꽃을 나란히 보면 구분이 훨씬 쉽습니다.
구절초 키우기에서 기억할 5가지
첫째, 햇빛이 충분한 자리에 심습니다. 햇빛이 부족하면 줄기가 웃자라고 꽃 수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둘째, 과습을 피합니다. 물을 자주 주기보다 흙이 어느 정도 마른 것을 확인한 뒤 충분히 주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초여름 순지르기로 포기를 풍성하게 만듭니다. 너무 늦게 순을 자르면 가을 꽃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넷째, 비료를 과하게 주지 않습니다. 구절초는 비료보다 햇빛과 배수, 통풍이 더 중요합니다.
다섯째, 몇 년에 한 번 포기를 나눠 줍니다. 지나치게 빽빽해진 포기를 정리하면서 새로운 구절초 화단도 만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구절초는 햇빛이 많이 필요한가요?
햇빛이 충분한 자리에서 꽃이 풍성하게 피는 편입니다. 반그늘에서도 자랄 수 있지만 햇빛이 너무 부족하면 줄기가 길게 웃자라고 꽃 수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구절초는 매일 물을 줘야 하나요?
아닙니다. 노지에 충분히 활착한 구절초는 흙이 많이 말랐을 때 물을 주면 됩니다. 화분은 노지보다 빨리 마르므로 흙 상태를 조금 더 자주 확인합니다.
구절초 순지르기는 언제 하나요?
봄부터 초여름 사이 줄기가 자랐을 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늦은 여름에는 꽃눈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순지르기를 멈추는 편이 안전합니다.
구절초는 겨울에 죽나요?
겨울에는 줄기와 잎이 마르지만 뿌리는 살아 있다가 봄이 되면 다시 싹을 올립니다. 노지에서는 비교적 월동이 잘되는 편이지만 어린 포기나 화분은 추위와 찬바람을 조금 더 보호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구절초는 몇 년 동안 키울 수 있나요?
여러해살이식물이므로 환경이 잘 맞으면 여러 해 동안 같은 자리에서 키울 수 있습니다. 포기가 너무 커지고 빽빽해지면 봄철에 포기나누기를 해주면 관리하기 좋습니다.
정원365의 생각 — 가을이 오면 다시 만나는 꽃
지난해 찍어 둔 구절초 사진을 다시 보니, 어느새 또 가을이 가까워졌다는 것이 실감납니다. 계절마다 피는 꽃이 다르지만 구절초는 특히 기다리는 맛이 있는 꽃입니다.
봄에는 작은 새싹으로 시작하고 여름에는 다른 꽃들 사이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여름꽃들이 하나둘 힘을 잃기 시작할 무렵, 흰 꽃을 무더기로 피우며 정원의 자리를 채웁니다.
몇 해를 같은 자리에서 지켜보니 구절초는 많이 돌봐 주어서 예쁜 꽃이라기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자리를 찾아 주면 해마다 제때 돌아오는 꽃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을 정원에는 화려한 색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구절초처럼 담백한 흰 꽃이 있어야 정원이 한결 깊어집니다.
올가을에도 지난해처럼 우리 집 정원 한쪽이 구절초의 흰 꽃으로 가득해지기를 기다려 봅니다. 한두 포기에서 시작한 구절초가 해를 거듭하며 조금씩 넓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정원을 가꾸는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