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 키우기|한여름에도 잘 피우는 5가지 관리 노하


들어가는 말

채송화는 여름이 깊어질수록 오히려 더 눈에 들어오는 꽃이다. 다른 꽃들은 한낮 볕에 잎이 축 늘어지고 꽃잎 끝이 타기 시작하는데, 채송화는 그런 때일수록 색이 더 선명해진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자잘한 꽃들이 하나둘 열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왜 이 꽃이 한여름 화단에 꼭 필요한지 알 것 같다.

나도 처음에는 채송화를 아주 쉬운 꽃으로만 생각했다.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고, 흙이 조금 거칠어도 잘 크니 크게 손댈 일이 없겠거니 했다. 그런데 몇 해 키워보니 잘 죽지 않는 것과 예쁘게 키우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볕이 부족하면 꽃이 줄고, 물을 자주 주면 줄기가 물러지고, 흙이 너무 기름져도 꽃보다 잎만 무성해졌다.

결국 채송화도 자기 성질에 맞춰 키워야 했다. 오늘은 내가 여름마다 채송화를 키우며 알게 된 것 가운데, 특히 효과를 본 다섯 가지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1. 채송화는 정말 볕을 좋아했다

채송화를 키우면서 가장 먼저 알게 된 것은 이 꽃은 생각보다 훨씬 볕을 좋아한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너무 뜨거운 햇볕에 내놓으면 잎이 탈까 걱정돼 반그늘 쪽에 둔 적이 있었다. 그런데 줄기만 길어지고 꽃은 듬성듬성 피었다.

자리를 옮겨 볕이 오래 드는 곳에 두었더니 확실히 달랐다. 줄기는 짧고 단단해졌고 꽃봉오리도 훨씬 많이 맺혔다. 특히 아침부터 햇볕이 잘 드는 날에는 꽃이 일제히 열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채송화 꽃은 햇빛이 부족하면 제대로 열리지 않는 날도 있다. 흐린 날이나 그늘진 자리에서는 꽃이 반쯤만 열리거나 아예 닫힌 채 지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물이나 비료보다 먼저 자리를 본다.

내가 키운 경험으로는 하루에 적어도 반나절 정도는 충분히 볕을 받는 자리가 좋았다. 화단이라면 큰 나무 그늘을 피하고, 화분이라면 가장 밝은 쪽에 둔다. 채송화가 힘없이 웃자라고 꽃이 적다면, 나는 제일 먼저 “볕이 부족한가?”부터 살펴본다.

2. 물은 참는 쪽이 오히려 나았다

채송화는 다육질 잎과 줄기에 물을 저장하고 있어서 그런지, 물이 조금 부족한 것보다 많이 주었을 때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처음에는 여름이니 매일 물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흙이 충분히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물을 주니 줄기 밑동이 힘없이 물러지는 포기가 생겼다. 그때부터 물주는 간격을 줄이기보다 오히려 늘렸다.

지금은 겉흙을 손으로 만져보고 충분히 말랐을 때만 물을 준다. 한 번 줄 때는 화분 밑으로 물이 흘러나올 만큼 충분히 주고, 다음 물주기까지 기다린다.

채송화는 조금 말랐다고 금세 죽지 않는다. 잎이 약간 쪼글쪼글해 보여도 물을 충분히 주면 다시 통통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계속 젖어 있는 흙은 뿌리와 줄기를 상하게 만들었다.

특히 장마철에는 물주기를 더 조심한다. 비가 많이 온 뒤에는 며칠씩 물을 주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고, 화분받침에 물이 고여 있으면 바로 비운다. 여름 채송화는 ‘물을 잘 주는 것’보다 ‘물을 참을 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 흙은 기름진 것보다 가벼운 게 좋았다

채송화는 흙을 가리지 않는 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키워보면 흙의 차이가 제법 크게 느껴진다.

한 번은 일반 상토에만 심은 적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잘 자라는 듯하다가 비가 몇 번 온 뒤부터 흙이 오래 젖어 있었다. 줄기 밑동이 축축해지고 일부는 무르기 시작했다.

그 뒤부터는 상토에 마사토나 펄라이트를 섞어 배수가 잘되게 한다. 너무 고운 흙보다 물이 금방 빠지고 공기가 잘 통하는 흙에서 채송화가 훨씬 단단하게 자랐다.

화분도 깊고 큰 것보다 얕고 넓은 것을 자주 쓴다. 채송화는 뿌리가 아주 깊게 내려가는 식물이 아니어서, 넓게 퍼지도록 심는 편이 보기에도 좋고 관리도 편했다.

또 한 가지 느낀 점은 비료를 많이 주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흙이 지나치게 기름지면 잎은 무성한데 꽃이 오히려 줄 때가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배수 잘되는 흙을 기본으로 하고, 비료는 꼭 필요할 때만 조금씩 준다.

채송화는 좋은 흙보다 자기에게 맞는 흙, 즉 물이 오래 머물지 않는 흙을 더 좋아하는 식물이었다.

4. 시든 꽃을 따주면 화단 분위기가 달라졌다

채송화는 꽃 하나하나가 오래가는 편은 아니다. 아침에 활짝 피었다가 오후가 되면 힘이 빠지고, 다음 날이면 새로운 꽃이 대신 올라온다.

처음에는 진 꽃을 그냥 두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씨방이 늘어나고 화단이 지저분해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 날 시든 꽃과 씨방을 한꺼번에 정리해 주었더니 며칠 뒤 새 꽃봉오리가 훨씬 많이 눈에 들어왔다.

그 뒤로는 화단을 돌면서 진 꽃을 손으로 가볍게 따준다. 아주 많은 시간을 들일 필요도 없다. 물을 확인하거나 잡초를 뽑을 때 함께 정리하면 된다.

줄기가 한쪽으로 길게 뻗을 때는 끝을 조금 잘라준다. 그러면 옆에서 새 가지가 나오고 포기가 둥글게 퍼진다. 나는 장마가 끝난 뒤 한 번쯤 이런 식으로 정리해 주는데, 늦여름까지 훨씬 풍성한 모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다만 너무 많이 잘라내지는 않는다. 한여름에는 식물도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웃자란 줄기와 시든 부분을 정리하는 정도로 끝낸다.

채송화는 많은 손질이 필요한 꽃은 아니지만, 조금씩 자주 손을 봐주는 것에는 확실히 반응하는 식물이다.

5. 잘라낸 줄기는 버리지 않고 다시 심는다

채송화를 키우면서 가장 재미있는 점 중 하나가 번식이다. 순지르기를 하다 잘라낸 줄기를 버리기 아까워 흙에 꽂아본 것이 시작이었다.

건강한 줄기를 5~7cm 정도 잘라 아래쪽 잎 몇 장을 떼고, 바로 심지 않고 잠깐 그늘에서 말렸다. 줄기가 다육질이라 자른 면이 너무 젖은 상태에서 바로 심으면 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 배수가 잘되는 흙에 꽂아두었더니 생각보다 쉽게 뿌리를 내렸다. 처음 며칠은 강한 햇볕을 바로 받게 하지 않고 밝은 반그늘에서 두었다가, 자리를 잡은 뒤 원래 화단으로 옮겼다.

이렇게 한 포기에서 여러 포기가 늘어나니 화단 가장자리 채우기가 훨씬 쉬워졌다. 채송화가 퍼져 있는 모습은 한두 포기 있을 때보다 여러 색이 섞여 있을 때 훨씬 보기 좋다.

몇 포기 나눠 심고 남은 것은 이웃에게 건네기도 한다. 씨앗을 받는 재미도 있지만, 여름에는 꺾꽂이가 워낙 쉬워서 나는 이 방법을 더 자주 쓰게 된다.

정원365 가드너의 생각

채송화는 화려한 꽃은 아니다. 꽃도 작고 키도 낮다. 그런데 한여름 가장 뜨거운 시간에도 제 색을 잃지 않고 피어 있는 모습을 보면 자꾸 눈이 간다.

물을 조금 덜 줘도 견디고, 척박한 자리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잘라낸 줄기 하나를 다시 흙에 꽂으면 또 살아난다. 그래서 채송화를 보고 있으면 여름을 견디는 방식도 여러 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많이 돌봐야만 잘 자라는 식물도 있지만, 채송화처럼 오히려 지나친 관심을 내려놓아야 더 잘 자라는 식물도 있다.

볕은 충분히, 물은 조금 아껴서, 흙은 가볍게.

이 세 가지만 기억해도 채송화는 한여름 정원을 꽤 오래 화사하게 지켜준다. 8월 정원에서 특별히 손이 덜 가면서도 꽃을 오래 보고 싶다면, 나는 여전히 채송화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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