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후 정원에서 꼭 해야 하는 관리 7가지

장마 후 정원에 물이 고여 있는 모습

비가 그친 뒤 3일이 정원을 살립니다

며칠 동안 장맛비가 이어지고 나면 정원의 모습은 크게 달라집니다. 꽃은 비바람에 쓰러지고 가지가 꺾이기도 하지만, 잡초와 새순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훌쩍 자라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가 그쳤으니 이제 한숨 돌려도 될 것 같지만, 오히려 이때부터 정원을 자세히 살펴야 합니다. 흙속에는 많은 수분이 남아 있고, 계속 젖어 있던 잎과 줄기에는 병이 나타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장마가 끝난 뒤 정원을 둘러볼 때면 가장 먼저 물이 고인 곳이 없는지 확인하고 소나무와 토마토, 고추, 꽃밭을 차례대로 살펴봅니다. 멀리서 볼 때는 비를 잘 견딘 것처럼 보여도 가까이 가 보면 누렇게 변한 잎이나 물러진 줄기, 쓰러진 꽃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비가 그친 뒤 처음 며칠 동안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여름 정원의 상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장마가 지나간 정원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들을 중심으로 장마 후 꼭 해야 할 정원 관리 7가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1. 고인 물부터 없애세요

장마가 끝난 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배수 상태입니다.

화분받침이나 텃밭의 낮은 곳, 나무 주변에 물이 오랫동안 고여 있으면 흙 속의 공기가 부족해져 뿌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배수가 좋지 않은 곳은 비가 그친 뒤에도 며칠 동안 흙이 질척한 상태로 남아 있기도 합니다.

화분은 받침에 고인 물을 비워 주고, 텃밭이나 화단은 물이 빠지지 않는 곳이 없는지 살펴봅니다. 토마토나 고추처럼 물 빠짐이 중요한 작물은 뿌리 주변이 계속 젖어 있지 않은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으로 흙을 조금 파 보았을 때 안쪽까지 질척거린다면 평소처럼 바로 물을 주지 말고 흙이 어느 정도 마를 때까지 기다립니다.

장마가 끝났다고 물주기를 바로 평소대로 되돌리기보다 흙 상태부터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2. 노랗게 변한 잎과 병든 부분을 정리하세요

장마가 지나가면 누렇게 변한 잎이나 갈색 반점이 생긴 잎, 물러진 줄기가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모든 노란 잎이 병든 것은 아닙니다. 오래된 아래 잎이 자연스럽게 누렇게 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검게 썩거나 반점이 빠르게 퍼지는 잎, 물러진 잎과 줄기는 그대로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비가 그친 뒤에는 가위를 들고 정원을 천천히 돌면서 병든 잎과 상한 줄기, 비바람에 꺾인 부분부터 정리합니다.

특히 병이 의심되는 잎이나 열매는 다른 건강한 식물 주변에 그대로 쌓아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전정가위도 병든 부분을 자른 뒤에는 깨끗하게 닦아 다른 식물로 병원균이 옮겨갈 가능성을 줄여 줍니다.

3. 통풍이 되도록 너무 무성한 부분을 살펴보세요

장마철에는 비가 많이 오는 동안에도 식물이 빠르게 자랍니다. 며칠 사이 토마토와 오이 덩굴이 엉키고 장미와 수국의 가지가 겹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잎과 가지가 지나치게 빽빽해지면 비가 그친 뒤에도 안쪽의 습기가 쉽게 마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럴 때는 병든 가지와 약한 가지, 서로 심하게 겹치는 부분을 중심으로 가볍게 정리해 바람이 지나갈 공간을 만들어 줍니다.

다만 장마 직후 식물이 약해져 있을 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잎과 가지를 제거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통풍을 방해하는 부분만 필요한 만큼 정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 잎 앞면보다 뒷면과 열매까지 살펴보세요

장마 뒤에는 높은 습도와 젖은 잎 때문에 여러 병이 나타나기 쉬워집니다. 고추와 토마토의 탄저병이나 잎의 각종 반점병, 장미와 다른 식물의 곰팡이성 병해 등을 특히 주의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해충도 함께 확인합니다. 진딧물처럼 새순에 모이는 해충도 있고, 응애처럼 잎 뒷면을 자세히 보아야 발견하기 쉬운 해충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식물을 볼 때 위에서 전체 모습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잎을 몇 장 뒤집어 봅니다. 고추와 토마토는 열매에 검거나 갈색으로 변한 부분이 없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병해충은 종류에 따라 대처법이 다르기 때문에 이상 증상을 발견했다고 무조건 약부터 뿌리기보다 먼저 어떤 증상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장마 동안 웃자란 잡초를 제거하세요

장마철 정원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잡초의 성장 속도입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눈에 잘 띄지 않던 풀이 비를 맞고 나면 작물 높이까지 자라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잡초가 너무 무성하면 작물과 양분과 공간을 두고 경쟁할 뿐 아니라 식물 사이의 통풍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일부 잡초는 해충이 머무는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비가 그친 뒤 흙이 약간 촉촉할 때는 잡초 뿌리가 비교적 잘 빠집니다. 다만 흙이 진흙처럼 질척거릴 때 밭 안을 계속 밟으면 흙이 다져질 수 있으므로 물이 어느 정도 빠진 뒤 작업하는 것이 좋습니다.

잡초를 뽑을 때는 줄기만 끊기보다 가능하면 뿌리까지 제거해야 다시 올라오는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6. 비료는 서두르지 마세요

장마가 끝나면 식물이 지쳐 보인다는 이유로 바로 비료부터 주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흙이 아직 흠뻑 젖어 있고 뿌리가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라면 비료를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먼저 배수 상태를 확인하고 흙이 정상적으로 마르기 시작하는지, 잎과 새순이 다시 생기를 찾는지를 살펴봅니다.

식물이 회복되고 새순이 정상적으로 자라기 시작했다면 그때 식물 종류와 생육 상태에 맞춰 필요한 만큼 웃거름을 줄 수 있습니다.

장마 직후에는 비료보다 배수와 통풍, 병든 부분 정리가 먼저라고 생각하면 관리 순서를 잡기 쉽습니다.

7. 쓰러지거나 부러진 가지를 확인하세요

며칠 동안 강한 비와 바람을 맞은 정원에서는 나무와 꽃대의 상처도 확인해야 합니다.

꽃이 무거운 수국이나 목수국은 가지가 휘거나 쓰러질 수 있고, 키가 큰 꽃과 채소는 지지대가 느슨해지기도 합니다. 나무는 작은 가지가 부러지거나 찢어진 부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완전히 부러진 가지는 손상된 부분이 너덜너덜하게 남지 않도록 깨끗하게 정리합니다. 쓰러졌지만 아직 건강한 꽃대나 채소 줄기는 지지대를 다시 세워 고정해 줍니다.

소나무처럼 수목을 살펴볼 때도 부러진 가지나 비바람으로 생긴 상처가 없는지 확인합니다. 다만 송진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병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주변의 변색, 구멍, 수피 손상 등 다른 증상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장마 후 정원에서 꼭 해야 하는 관리 7가지 정리 카드

장마 후 3일, 저는 이렇게 살펴봅니다

장마가 끝난 뒤 해야 할 일이 많아 보이지만 하루에 모두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비가 그친 뒤 정원을 둘러보면서 순서를 정해 관리합니다.

비가 그친 첫날

먼저 고인 물과 배수 상태를 확인합니다. 쓰러지거나 부러진 식물이 있다면 지지대를 세우고 크게 손상된 부분을 정리합니다.

둘째 날

잎이 어느 정도 마르면 고추와 토마토, 꽃밭을 천천히 돌며 병든 잎과 열매가 없는지 살펴봅니다. 잎 뒷면도 확인하고 잡초가 너무 무성한 곳은 조금씩 정리합니다.

셋째 날 이후

흙이 마르는 상태와 식물이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살펴봅니다. 바로 비료를 주기보다 새순과 잎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이렇게 나누어 관리하면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식물의 변화도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정원365의 생각

예전에는 장마가 끝나면 비가 그쳤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놓였습니다. 하지만 정원을 오래 가꾸다 보니 비가 오는 동안보다 비가 그친 뒤 식물을 살펴보는 시간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마를 잘 견딘 것처럼 보이던 토마토 잎에서 작은 반점을 발견하기도 하고, 꽃 아래 숨어 있던 줄기가 물러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일찍 발견해 잎 하나를 잘라낸 것만으로 별문제 없이 여름을 지나간 적도 많았습니다.

정원은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늘 작은 신호를 먼저 보여 줍니다. 비가 그친 뒤 정원을 천천히 한 바퀴 걷는 일은 그 신호를 발견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장마가 끝난 뒤의 며칠은 여름 정원의 건강을 다시 점검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고인 물을 없애고, 병든 잎을 정리하고, 통풍을 확보하고, 병해충과 부러진 가지를 확인하는 것. 이것만 차근차근 해도 장마 뒤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일찍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 역시 장마가 지나가면 가장 먼저 정원을 한 바퀴 돌며 물 빠짐을 확인하고 소나무와 텃밭, 꽃밭을 차례대로 살펴봅니다.

특별한 관리법보다 중요한 것은 비가 그쳤다고 정원을 바로 잊어버리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 비가 그쳤다면 며칠 동안은 물을 주기 전에 흙을 한번 만져 보고, 지나가면서 잎 한 장을 뒤집어 보세요.

그 작은 관찰이 장마 뒤 정원을 건강하게 여름 끝까지 이어 가는 가장 좋은 관리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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