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 꽃차 눈에 좋을까? 루테인 효능 팩트체크와 메리골드 키우는 법

여름 끝자락에도 노랗고 주황빛 꽃을 쉬지 않고 피우는 메리골드를 보고 있으면 참 기특합니다. 다른 꽃들이 한여름 더위에 지쳐 꽃수가 줄어들 때도 메리골드는 시든 꽃만 조금씩 정리해 주면 다시 꽃봉오리를 올립니다.

그런데 메리골드를 키우다 보면 꽃만큼이나 자주 듣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메리골드 꽃에는 루테인이 많아서 차로 마시면 눈에 좋다.”

실제로 메리골드에서 추출한 루테인이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이용되는 것을 보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반드시 구분해서 알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메리골드 꽃에 루테인이 들어 있다는 것과 메리골드 꽃차를 마시면 시력이 좋아진다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은 먼저 메리골드와 루테인의 관계부터 정확하게 살펴보고, 여름을 견딘 메리골드를 가을까지 오래 피우려면 지금 무엇을 해줘야 하는지도 함께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메리골드 꽃에 정말 루테인이 들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습니다.

우리가 흔히 메리골드라고 부르는 식물 가운데 천수국, 즉 Tagetes erecta의 꽃은 루테인을 얻는 원료로 이용됩니다. 관련 연구 문헌에서도 말린 천수국 꽃의 카로티노이드 가운데 루테인 에스터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루테인과 제아잔틴은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색소입니다. 미국 국립안연구소(NEI)에 따르면 두 성분은 사람의 망막과 수정체에 존재하며, 항산화 작용과 함께 높은 에너지의 청색광 등을 흡수하는 역할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시중에서 판매되는 루테인 건강기능식품의 원재료를 살펴보면 ‘마리골드꽃추출물’ 같은 표현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분명합니다.

메리골드 꽃 → 루테인의 원료로 이용됨 → 루테인·제아잔틴은 눈에 존재하는 중요한 카로티노이드

그런데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그러니 메리골드 꽃차를 마시면 눈이 좋아진다”고 말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2. 메리골드 꽃차를 마시면 눈이 좋아질까?

이 부분은 조금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루테인과 제아잔틴이 눈 건강과 관련된 성분이라는 사실은 잘 연구되어 있습니다. 특히 미국 국립안연구소의 대규모 임상연구인 AREDS2에서는 루테인 10mg과 제아잔틴 2mg 등이 포함된 특정 영양 보충제 조합이 연구됐습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를 “루테인을 먹으면 누구나 눈이 좋아진다”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NEI는 AREDS2 보충제가 중기 또는 특정 진행 단계의 연령관련 황반변성(AMD)이 있는 사람에게 질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반면 AMD가 없는 사람이나 초기 AMD 환자에게 같은 효과가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이 연구는 메리골드 꽃차를 마시는 실험이 아닙니다.

따라서 현재 확인된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메리골드 꽃에 루테인이 들어 있다 → 사실

루테인과 제아잔틴이 눈과 관련된 중요한 성분이다 → 사실

특정 조건의 황반변성 환자에게 루테인·제아잔틴을 포함한 AREDS2 보충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 임상연구 근거가 있음

메리골드 꽃차를 마시면 시력이 좋아진다 → 그렇게 단정할 근거는 부족함

이 차이를 알고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메리골드 꽃차를 즐긴다면 ‘눈을 치료하는 차’로 생각하기보다 식용 가능한 꽃을 이용해 즐기는 차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합니다.

3. 정원에 핀 메리골드, 바로 따서 차로 마셔도 될까?

여기서는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우선 메리골드와 금잔화는 같은 식물이 아닙니다.

메리골드는 보통 Tagetes 속 식물을 말하고, 금잔화로 불리는 칼렌둘라는 Calendula 속입니다. 꽃의 색과 생김새가 비슷하고 우리말 이름이 혼용되는 경우가 있어 헷갈리기 쉽지만 식물학적으로는 구별해야 합니다.

또한 정원이나 화원에서 구입한 관상용 메리골드라고 해서 모두 차로 마셔도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관상용 식물은 재배 과정에서 어떤 농약이나 약제가 사용됐는지 알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식용을 목적으로 재배한 것이 아니거나 정확한 품종과 재배 이력을 모르는 꽃이라면 차로 이용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저 역시 정원에서 메리골드를 키운다고 해서 무조건 꽃을 따서 차로 마시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보기 위한 꽃과 먹기 위한 꽃은 구분해서 키우는 것.

이 원칙만 기억해도 좋겠습니다.

이제부터는 8월 메리골드 관리입니다

루테인 이야기가 궁금해서 메리골드를 다시 바라봤다면, 정원에서 지금 피고 있는 꽃도 한번 살펴볼 때입니다.

8월 중순을 지나면 봄부터 자란 메리골드는 줄기가 길어지고 시든 꽃도 많아집니다. 이때 그냥 두면 씨앗을 만드는 데 힘을 쓰면서 꽃수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만 손봐주면 가을까지 다시 풍성하게 꽃을 볼 수 있습니다.

4. 시든 꽃을 따주면 새 꽃봉오리가 올라온다

지금 가장 먼저 할 일은 시든 꽃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꽃이 지고 그대로 두면 식물은 씨앗을 만드는 데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반대로 갈색으로 마른 꽃을 꽃대와 함께 잘라주면 새로운 꽃과 줄기를 만드는 쪽으로 생장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는 메리골드를 볼 때 꽃잎이 갈색으로 변한 꽃부터 살펴봅니다.

시든 꽃만 제때 정리해도 화분이나 화단이 훨씬 깔끔해지고 새로 올라오는 꽃봉오리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내년에 심을 씨앗을 받고 싶다면 몇 송이는 남겨두면 됩니다.

완전히 마른 꽃송이를 따서 충분히 건조한 뒤 씨앗을 보관하면 다음 봄 다시 파종할 수 있습니다.

꽃을 오래 보고 싶다면 시든 꽃을 자르고, 씨앗을 받고 싶다면 몇 송이만 남긴다.

목적에 따라 관리하면 됩니다.

5. 너무 길어진 줄기는 한 번 정리한다

여름을 지나온 메리골드는 줄기가 길어지고 아래쪽이 허전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꽃이 아깝다고 그대로 두기보다는 지나치게 웃자란 줄기와 약한 가지를 정리해 주는 편이 좋습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자르기보다는 전체 모양을 보면서 긴 줄기를 조금씩 줄이고, 안쪽에서 서로 엉킨 가지나 상한 잎도 함께 제거합니다.

그러면 포기 안쪽으로 햇빛과 바람이 들어가고 새로운 곁가지가 나올 공간도 생깁니다.

어린 모종이라면 생장점을 잘라 곁가지를 늘리는 순지르기가 꽃대를 많게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미 한여름을 지난 큰 포기라면 새순을 만드는 순지르기보다는 웃자란 줄기를 정돈한다는 생각으로 가지를 손보는 것이 좋습니다.

6. 8월 물주기는 '매일'보다 흙을 먼저 본다

메리골드는 햇빛을 좋아하고 비교적 건조한 환경도 잘 견디지만, 화분은 한여름에 흙이 매우 빨리 마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하루 한 번 물을 준다고 정해놓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화분 크기와 흙의 종류,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마르는 속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겉흙뿐 아니라 손가락으로 조금 아래까지 확인해 흙이 말랐다면 화분 아래로 물이 빠질 정도로 충분히 줍니다. 반대로 속흙에 아직 수분이 있다면 하루 정도 더 기다려도 됩니다.

특히 장마나 비가 잦은 시기에는 과습을 더 조심해야 합니다.

메리골드는 물이 부족한 것보다 뿌리가 오랫동안 축축한 환경에서 문제를 일으키기 쉽기 때문입니다.

7. 꽃이 적다고 비료부터 주지 않는다

8월이 되면서 꽃이 줄면 가장 먼저 비료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메리골드는 비료가 많다고 꽃이 많이 피는 식물이 아닙니다.

특히 질소 성분이 지나치게 많으면 잎과 줄기는 무성한데 꽃은 오히려 적어질 수 있습니다.

먼저 확인할 것은 햇빛, 시든 꽃, 물 빠짐, 웃자란 가지입니다.

메리골드는 충분한 햇빛이 중요합니다. 볕이 부족하면 줄기가 길어지고 꽃수가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꽃이 적다면 비료를 추가하기 전에 하루 동안 햇빛을 얼마나 받고 있는지부터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8. 메리골드의 해충 방지 효과도 과장하면 안 된다

메리골드를 텃밭에 심으면 해충을 모두 쫓아준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립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조금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메리골드류는 특유의 향과 뿌리에서 생성되는 물질 때문에 일부 해충이나 토양 선충 관리와 관련해 연구되고 활용되어 온 식물입니다. 그렇다고 토마토나 고추 옆에 메리골드 한 포기를 심었다고 모든 진딧물과 해충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메리골드 자체에도 진딧물이나 응애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메리골드를 '천연 살충제'라기보다 텃밭의 생물 다양성을 높이고 일부 해충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동반식물 정도로 생각하는 편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정원365의 생각

메리골드는 참 오래 꽃을 보여주는 식물입니다.

한여름 뜨거운 햇볕을 견디고도 8월이 되면 다시 노랗고 주황빛 꽃을 밀어 올립니다. 시든 꽃 몇 송이를 따주고, 길어진 줄기를 조금 정리하고, 흙이 마를 때 물을 챙겨주는 정도만으로도 가을까지 꽃을 이어갑니다.

이번에 메리골드와 루테인의 관계를 찾아보면서 저도 한 가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식물에 어떤 좋은 성분이 들어 있다는 것과 그 식물을 먹으면 특정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메리골드 꽃이 루테인의 중요한 원료라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곧바로 ‘꽃차를 마시면 눈이 좋아진다’고 확대해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정원에서 꽃을 키우는 즐거움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무엇에 좋기 때문에 키우는 꽃도 있지만, 그저 아침마다 새로 핀 꽃 한 송이를 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꽃도 있습니다.

여름 끝자락에도 묵묵히 꽃을 피우는 메리골드를 보며, 올해는 몇 송이를 남겨 씨앗도 받아볼 생각입니다.

내년 봄 그 작은 씨앗에서 다시 싹이 올라온다면, 올해의 여름도 그 안에 조금은 남아 있지 않을까요.

참고: 루테인·제아잔틴과 눈 건강에 관한 내용은 미국 국립안연구소(NEI)의 AREDS/AREDS2 자료를 확인해 작성했습니다. AREDS2의 효과는 특정 단계의 연령관련 황반변성과 관련된 것으로, 메리골드 꽃차의 시력 개선 효과를 의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