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화분 물주기, 이것만 조심하세요|식물 안 죽이는 관리법

장마가 시작되기 전 화분에 꽃이 풍성하게 피어 있는 모습

비가 며칠씩 이어지는 장마철이 되면 화분을 키우는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것이 물주기입니다.

“비가 오는데 물을 줘야 할까?”

“흙이 계속 젖어 있는데 괜찮을까?”

저도 처음에는 비가 오면 자연이 알아서 물을 주니 화분도 더 잘 자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 번의 장마를 보내고 나니 오히려 이 시기에 뿌리가 약해지고 잎이 누렇게 변하는 화분이 생겼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데도 습관처럼 물을 주거나, 받침에 물이 고인 것을 그대로 두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반대로 비가 온다는 이유로 처마 밑에 놓인 화분까지 물을 주지 않아 흙이 바싹 마른 적도 있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비가 얼마나 왔느냐가 아니라 화분 속 흙이 지금 어떤 상태인가였습니다.

장마철에는 평소처럼 날짜를 정해 물을 주기보다 흙의 상태와 화분이 놓인 위치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화분을 키우면서 경험한 장마철 화분 물주기와 과습을 피하는 관리 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비가 왔는지보다 화분 흙이 젖었는지를 먼저 봅니다

장마철 물주기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날씨가 아니라 화분 속 흙의 상태입니다.

비가 하루 종일 내렸다고 해도 모든 화분이 똑같이 젖는 것은 아닙니다.

처마 밑이나 베란다 안쪽, 지붕이 있는 데크에 놓인 화분은 비가 많이 와도 실제로 빗물이 거의 들어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마당 한가운데 놓인 화분은 며칠 동안 계속 비를 맞아 흙이 좀처럼 마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물을 주기 전에 먼저 손가락으로 흙을 확인합니다. 겉흙만 보는 것이 아니라 2~3cm 정도 안쪽까지 만져 보는 것이 좋습니다.

겉은 말라 보여도 속은 충분히 촉촉할 수 있고, 반대로 표면만 비에 젖었을 뿐 안쪽 흙은 생각보다 말라 있을 수도 있습니다.

속흙까지 촉촉하다면 물을 더 주지 않고, 안쪽까지 말라 있다면 필요한 만큼 충분히 물을 줍니다.

특히 큰 화분은 겉흙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들 수 있는 크기의 화분이라면 살짝 들어 보아 평소보다 무거운지도 확인합니다. 물을 충분히 머금은 화분은 말랐을 때보다 확실히 무겁게 느껴집니다.

2. 화분 받침에 고인 물은 바로 비워 주세요

장마철에 제가 자주 확인하는 곳은 화분 위보다 화분 아래입니다.

비를 많이 맞거나 물을 충분히 준 뒤에는 화분 받침에 물이 고일 수 있습니다. 이 물이 오랫동안 남아 있으면 화분 아래쪽 흙이 계속 젖어 있고 뿌리 주변에 공기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식물의 뿌리도 물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산소가 필요합니다. 화분 흙의 작은 틈 사이로 공기가 드나들어야 뿌리가 건강하게 기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흙이 오랫동안 물에 잠긴 상태가 이어지면 공기가 들어갈 공간이 줄어들고 뿌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제라늄, 라벤더, 로즈메리처럼 물 빠짐이 좋은 환경을 선호하는 식물은 장기간 축축한 흙에서 쉽게 약해질 수 있습니다.

비가 그친 뒤에는 받침을 한 번씩 확인하고 물이 고여 있다면 바로 비워 줍니다.

화분 바닥의 배수구가 흙이나 낙엽으로 막혀 있지 않은지도 함께 살펴봅니다. 물을 주었는데 화분 아래로 물이 잘 빠져나오지 않는다면 배수구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잎이 누렇게 변했다고 바로 물부터 주지 않습니다

장마철에 화분의 잎이 누렇게 변하거나 줄기가 축 처지면 물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 역시 예전에는 잎이 처져 있으면 먼저 물뿌리개부터 들었습니다.

하지만 식물을 오래 키워 보니 물 부족과 과습은 겉으로 비슷한 모습을 보일 때가 있었습니다.

흙이 바싹 말라 있고 잎이 축 처져 있다면 수분 부족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흙이 며칠째 젖어 있는데 아래쪽 잎부터 누렇게 변하고 식물이 힘없이 처진다면 과습이나 뿌리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흙에서 평소와 다른 퀴퀴한 냄새가 나거나 며칠이 지나도 흙이 잘 마르지 않는 것도 함께 살펴볼 신호입니다.

이런 상태라면 물을 더 주기보다 먼저 통풍과 배수를 확인합니다.

다만 잎이 노랗게 변하는 원인은 과습 외에도 자연스러운 노화, 햇빛 부족, 양분 문제, 병해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잎 하나만 보고 바로 과습이라고 판단하기보다 흙과 줄기, 새잎의 상태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4. 장마철에는 물주기 간격을 정하지 않습니다

평소에는 사흘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처럼 나름의 물주기 간격을 정해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장마철에는 그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비가 자주 내리고 공기 중 습도가 높으면 흙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평소보다 느려집니다. 흐린 날이 이어지면 식물이 사용하는 물의 양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물을 안 준 지 며칠 됐으니 이제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물을 주곤 했습니다. 그러다 이미 젖어 있는 화분에 다시 물을 주어 상태가 나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뒤로 장마철에는 날짜를 보지 않고 흙을 먼저 만져 보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어제 물을 주지 않았더라도 흙이 충분히 젖어 있다면 오늘도 주지 않습니다. 반대로 며칠 동안 비가 계속 내렸더라도 처마 밑처럼 비가 닿지 않는 곳의 화분이 말랐다면 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장마철 물주기는 달력이 아니라 화분마다 따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5. 비를 계속 맞는 화분은 위치도 살펴봅니다

노지에 심은 식물과 화분에 심은 식물은 비가 왔을 때 환경이 다릅니다.

정원이나 텃밭은 빗물이 주변 토양으로 퍼질 공간이 넓지만, 화분은 한정된 공간 안에 흙과 뿌리가 들어 있습니다. 배수가 원활하지 않은 화분이라면 며칠 동안 비를 맞은 뒤 흙이 오랫동안 젖어 있을 수 있습니다.

배수가 좋은 화분이라면 어느 정도 비를 맞아도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흙이 잘 마르지 않거나 과습에 민감한 식물을 키운다면 장기간 많은 비가 이어질 때 위치를 조절해 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는 비가 계속 내릴 때 특히 물 빠짐이 좋지 않은 화분이나 과습에 약한 식물은 처마 아래로 잠시 옮겨 놓기도 합니다.

다만 비를 피한다고 해서 어두운 실내에 오래 두지는 않습니다. 식물에 필요한 빛을 받을 수 있고 바람도 통하는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6. 장마철에는 통풍이 물주기만큼 중요합니다

장마철에는 흙뿐 아니라 잎과 줄기도 쉽게 마르지 않습니다.

화분을 너무 가까이 붙여 놓으면 화분 사이에 습기가 오래 머물고 바람이 안쪽까지 들어가지 않습니다. 잎과 꽃이 오랫동안 젖어 있는 환경은 일부 곰팡이성 병해가 발생하기 쉬운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장마가 시작되면 붙어 있던 화분 사이를 조금씩 띄워 놓습니다.

바닥에 화분을 바로 붙여 놓아 배수구가 막히는 경우에는 화분 받침이나 화분 다리를 이용해 바닥과 조금 떨어뜨려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시든 꽃과 누렇게 변해 떨어진 잎도 오래 두지 않고 정리합니다. 젖은 잎과 꽃잎이 화분 주변에 계속 쌓이면 습기가 오래 남기 쉽기 때문입니다.

비가 그친 날에는 화분 주변을 한 번 둘러보면서 잎이 너무 빽빽하게 겹쳐 있지는 않은지, 다른 화분에 눌려 바람이 막힌 곳은 없는지도 살펴봅니다.

7. 장마철이라고 비료를 많이 주지 않습니다

잎 색이 옅어지거나 식물의 생장이 더뎌지면 영양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비료를 더 주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장마철에는 흙이 계속 젖어 뿌리가 약해져 있을 수 있으므로 식물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비료부터 추가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과습으로 뿌리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비료를 주더라도 식물이 제대로 이용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잎이 누렇게 변했다면 먼저 흙의 수분 상태와 배수, 햇빛과 통풍을 살펴보고 최근에 비료를 얼마나 주었는지도 확인합니다.

식물이 건강하고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다면 재배 중인 식물에 맞는 비료를 권장량에 따라 사용하면 됩니다. 하지만 상태가 좋지 않은 화분에는 원인을 확인하기 전에 여러 종류의 비료를 한꺼번에 추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8. 과습이 의심되면 이것부터 확인하세요

화분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해서 바로 식물을 꺼내 분갈이할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아래 순서대로 확인해 봅니다.

1. 흙이 며칠째 젖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속흙까지 계속 축축하다면 물을 추가하지 않습니다.

2. 받침에 물이 고여 있는지 확인합니다.
고인 물은 바로 비워 줍니다.

3. 배수구가 막혀 있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물을 주었을 때 화분 아래로 물이 빠져나가는지 살펴봅니다.

4. 화분 주변의 통풍을 확인합니다.
화분끼리 너무 붙어 있다면 간격을 조금 넓혀 줍니다.

5. 잎과 줄기의 변화를 살펴봅니다.
아래쪽 잎만 노랗게 변하는지, 새잎까지 시드는지, 줄기가 물러지는지 확인합니다.

6. 흙 냄새도 확인합니다.
평소와 다른 불쾌한 냄새가 나고 식물 상태가 계속 나빠진다면 뿌리 상태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먼저 물주기를 조절하고 밝고 통풍이 좋은 환경에서 상태를 지켜봅니다. 갑자기 약해진 식물을 강한 한낮의 직사광선에 바로 내놓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마가 끝난 뒤에도 바로 평소처럼 물을 주지 않습니다

며칠 동안 이어지던 비가 그치고 햇볕이 나면 이제 평소대로 물을 주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큰 화분이나 보수력이 높은 흙은 겉이 말라 보여도 안쪽에는 여전히 수분이 많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장마가 끝난 직후에도 며칠 동안은 흙의 안쪽 상태를 확인합니다.

특히 장마 동안 계속 비를 맞았던 화분은 바닥 쪽 흙이 얼마나 젖어 있는지 살펴보고 충분히 마르기 시작한 뒤 다음 물주기를 결정합니다.

반대로 작은 화분은 장마가 끝난 뒤 강한 햇볕과 높은 기온이 시작되면 생각보다 빠르게 마를 수 있습니다.

결국 장마 전이나 장마 중, 장마가 끝난 뒤에도 기준은 같습니다.

물을 주는 날짜보다 흙과 식물의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것입니다.

정원365의 생각

예전에는 식물을 잘 키운다는 것이 물을 부지런히 챙겨 주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잎이 조금만 처져도 물을 주었고, 며칠 동안 물을 주지 않으면 괜히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화분을 오래 키우다 보니 물을 주는 것만큼 물을 주지 않아야 할 때를 아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특히 장마철에는 물뿌리개를 들기 전에 먼저 화분을 한 번 살펴봅니다. 흙을 만져 보고, 받침을 들여다보고, 잎이 어제와 달라졌는지도 확인합니다.

어떤 화분은 비를 충분히 맞았고, 바로 옆에 있는 화분은 처마에 가려 흙이 말라 있기도 합니다. 같은 날, 같은 정원에 있는 화분도 필요한 물의 양은 서로 달랐습니다.

그렇게 화분을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무조건 물을 주는 횟수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대신 식물의 작은 변화를 조금 더 빨리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식물에게 필요한 것은 정해진 횟수의 물이 아니라 그날의 흙과 날씨에 맞는 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무리

장마철 화분 물주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며칠마다 물을 줄까?”가 아닙니다.

지금 화분 속 흙이 얼마나 젖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비가 왔더라도 처마 밑 화분은 마를 수 있고, 물을 며칠 주지 않았더라도 비를 계속 맞은 화분은 속흙까지 젖어 있을 수 있습니다.

물을 주기 전에 흙을 확인하고, 받침에 고인 물을 비우며, 배수구가 막혀 있지 않은지 살펴보세요. 화분 사이에 바람이 통하도록 간격을 두는 것도 장마철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잎이 누렇게 변하거나 축 처졌다고 해서 바로 물이나 비료를 추가하기보다 먼저 흙과 뿌리 주변 환경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 장마에는 물을 한 번 더 주는 것보다 화분을 한 번 더 천천히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작은 관찰 하나가 장마철 화분을 건강하게 지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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