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마당으로 나가게 되는 이유

 

그동안 제 일상은 카페를 운영하고, 지난 2년 반 동안 대학에 편입해 문예 창작 공부와 글쓰기에 몰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어느새 자연과는 조금 멀어져 있었습니다. 눈을 뜨면 해야 할 일들이 먼저 떠올랐고, 머릿속은 늘 다음 일을 향해 앞서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아침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눈을 뜨면 잠시 마당으로 나가 보게 됩니다. 문을 열고 나서면 아직 덜 깬 공기가 얼굴에 닿고, 앞 산에 환하게 핀 산벚꽃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밤새 머금고 있던 흙냄새가 은근하게 올라오고, 그 공기를 한 번 들이마시고 나서야 비로소 하루가 시작되는 느낌이 듭니다.

마당으로 나가 꽃들을 살피고, 물을 주고, 풀을 뽑습니다. 어제도 봤던 자리인데 오늘은 또 다른 모습입니다. 보이지 않던 작은 잎이 올라와 있고, 어느새 자란 풀은 손가락 끝에 잡힐 만큼 커져 있습니다.

공기가 아직 차가운 시간, 허리를 굽혀 풀을 뽑고 나면 손끝에 흙이 묻고 작은 감각이 오래 남습니다. 몇 번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면 이상하게도 주변을 더 천천히 보게 됩니다.

그 사이로 봄이 보내온 것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옵니다.

쑥, 개망초, 취나물, 머위, 겹삼잎국화, 땅두릅….

잠시 시간을 내어 뜯고 돌아오면 어느새 한 끼 먹거리가 됩니다. 바구니에 담아 들어오는 길에는 괜히 마음이 넉넉해집니다. 큰 수고를 한 것도 아닌데, 식탁 위에 놓인 봄을 보고 있으면 마음부터 먼저 풍성해집니다.

무엇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잠시 들여다보고 손을 뻗었을 뿐인데 하루의 모습이 조금 달라져 있습니다.

아, 내가 이렇게 살고 있구나.

봄이 건네는 것을 그대로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마음이 오래 머무는 건 아니지만, 그 순간 만큼은 그냥 좋습니다.

이제 농사가 시작되면 조금 더 바빠지겠지요. 심고, 자라고, 결실을 기다리는 시간들. 물을 준다고 바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며칠을 두고 다시 들여다보고, 또 손을 대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새삼 배우게 됩니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다 보니 이 시간이 단순히 일을 하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처럼 느껴집니다.

오늘 아침에도 마당에 나가 물을 주고, 조금 자란 풀을 다시 뽑았습니다. 어제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오늘은 또 눈에 들어옵니다.

한 번 더 둘러보고 들어오려다 괜히 다시 손을 뻗게 됩니다.

그 작은 순간이, 오늘 하루를 조금 다르게 시작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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