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도 실패 없는 구근식물 추천 7가지, 심어두면 봄이 기다려집니다

봄이 되면 꽃이 가득한 정원을 꿈꾸게 됩니다. 하지만 막상 정원을 처음 만들려고 하면 어떤 꽃부터 심어야 할지 고민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씨앗을 뿌려 꽃을 키우는 것보다 구근식물을 심는 것이 훨씬 수월했습니다. 구근을 알맞은 시기에 심어 두면 추운 겨울을 지나 스스로 싹을 올리고, 봄이 되면 기다렸다는 듯 꽃을 피우기 때문입니다.

특히 수선화나 무스카리처럼 비교적 추위에 강한 종류는 한 번 자리를 잡으면 다음 해에도 다시 꽃을 볼 수 있어 정원을 처음 가꾸는 분들에게 좋습니다. 반면 튤립이나 히아신스처럼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에 조금 더 신경 써야 하는 종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여러 종류의 구근을 직접 심어 보면서 꽃마다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꽃은 거의 손을 대지 않아도 해마다 다시 올라왔고, 어떤 꽃은 장마와 여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했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키워 본 꽃을 중심으로 초보자가 시작하기 좋은 구근식물 7가지와 심는 시기, 키울 때 주의할 점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알리움|긴 꽃대 끝에 피는 보라색 공 모양 꽃

알리움은 구근식물 가운데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독특한 꽃입니다. 긴 꽃대 끝에 작은 꽃들이 둥글게 모여 커다란 공 모양을 만듭니다.

정원에 몇 포기만 있어도 시선이 자연스럽게 머뭅니다. 제가 직접 키워 보니 꽃이 피었을 때의 화려함에 비해 관리가 까다롭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알리움은 햇볕이 잘 들고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구근이 축축한 흙에 오래 머무는 것을 피해야 하므로 물이 고이는 자리는 좋지 않습니다.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보기 싫다고 잎을 바로 잘라 버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남아 있는 잎이 광합성을 하면서 구근에 양분을 저장하기 때문입니다. 잎이 충분히 누렇게 마른 뒤 정리하면 됩니다.

알리움을 키울 때 기억할 점

  •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심습니다.
  • 물이 고이지 않는 배수 좋은 흙이 좋습니다.
  • 꽃이 진 뒤에도 잎은 바로 자르지 않습니다.
  • 키가 큰 품종은 바람이 강한 곳에서 쓰러지지 않도록 살펴봅니다.

2. 수선화|봄이 왔다는 것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꽃

수선화는 제가 봄마다 기다리는 꽃 중 하나입니다. 아직 아침저녁으로 찬 기운이 남아 있을 때 초록 잎이 올라오고, 어느 순간 노란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직접 키워 보니 수선화의 가장 큰 장점은 비교적 손이 많이 가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햇볕이 들고 물이 잘 빠지는 곳에 자리를 잡으면 해마다 다시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구근이 늘어나 처음보다 꽃이 많아지는 것도 수선화를 키우는 재미입니다. 한두 송이로 시작했던 자리가 몇 해 지나 작은 꽃무리가 되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수선화 역시 꽃이 졌다고 잎을 바로 자르면 안 됩니다. 꽃이 진 뒤에도 잎이 충분히 햇볕을 받아야 구근에 양분이 저장됩니다. 잎이 자연스럽게 누렇게 변하고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선화를 키울 때 기억할 점

  • 가을에 구근을 심어 봄꽃을 준비합니다.
  • 햇볕이 잘 들고 배수가 좋은 자리가 좋습니다.
  • 꽃이 진 뒤 잎을 너무 일찍 자르지 않습니다.
  • 구근이 지나치게 빽빽해졌다면 적당한 시기에 나누어 심습니다.

3. 튤립|봄 정원을 화려하게 만들고 싶다면

튤립은 봄꽃을 떠올릴 때 빼놓기 어려운 대표적인 구근식물입니다. 빨강, 노랑, 분홍, 보라, 흰색 등 색상이 다양하고 꽃 모양도 품종에 따라 조금씩 달라 골라 심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도 여러 송이를 한꺼번에 심어 보았는데, 꽃이 피는 시기가 되면 정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한 가지 색으로 모아 심어도 좋고 두세 가지 색을 섞어 심어도 아름답습니다.

다만 튤립은 수선화처럼 심어 놓고 해마다 같은 모습의 꽃을 기대하기보다는 조금 더 세심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덥고 습한 여름은 튤립 구근이 지내기에 좋은 환경만은 아닙니다.

특히 장마철에 흙이 계속 젖어 있으면 구근이 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튤립을 심을 때 무엇보다 물 빠짐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꽃이 진 뒤에는 꽃대만 먼저 정리하고 잎은 충분히 남겨 둡니다. 잎이 누렇게 마른 뒤에는 재배 환경과 품종에 따라 구근을 캐서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튤립을 키울 때 기억할 점

  • 가을에 심어 저온 기간을 거치게 합니다.
  • 햇볕과 배수가 중요합니다.
  • 꽃이 진 직후 잎까지 모두 자르지 않습니다.
  • 장마철 구근이 장기간 젖어 있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4. 무스카리|작지만 해마다 기다려지는 꽃

무스카리는 작은 포도송이처럼 생긴 꽃이 모여 피는 구근식물입니다. 키가 크지 않아 화단 앞쪽이나 수선화·튤립 아래에 함께 심으면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제가 무스카리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작은 꽃이지만 여러 송이가 모였을 때 만들어 내는 풍경이 무척 예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몇 개만 심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늘어나 작은 군락을 만들기도 합니다. 큰 꽃 한 송이의 화려함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화단뿐 아니라 화분에서도 키울 수 있어 넓은 마당이 없는 경우에도 도전하기 좋습니다. 햇볕이 잘 들고 배수가 좋은 곳이라면 관리가 비교적 어렵지 않습니다.

무스카리를 키울 때 기억할 점

  • 여러 개를 모아 심으면 훨씬 보기 좋습니다.
  • 햇볕이 충분한 곳이 좋습니다.
  • 화단 가장자리나 화분에서도 키울 수 있습니다.
  • 꽃이 진 뒤 잎이 자연스럽게 마를 때까지 기다립니다.

5. 히아신스|꽃과 향기를 함께 즐기는 구근식물

히아신스는 꽃을 보는 즐거움뿐 아니라 향기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구근식물입니다. 꽃이 피면 작은 꽃들이 촘촘하게 모여 풍성한 꽃대를 만들고 특유의 진한 향기가 납니다.

화분으로 키워 현관이나 베란다 가까이에 두면 꽃이 피는 동안 향기를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색상도 흰색, 분홍색, 보라색 등 다양합니다.

히아신스는 흙에 심을 수도 있고 전용 용기를 이용해 수경재배로 뿌리가 자라는 과정을 관찰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수경재배를 할 때는 구근 전체를 물에 담그기보다 뿌리가 내려갈 아래쪽에 물이 닿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꽃이 진 뒤 다음 해에도 구근을 사용하려면 잎을 충분히 키워 구근에 다시 양분을 저장하도록 해야 합니다. 실내에서 꽃을 본 구근은 다음 해 꽃이 첫해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히아신스를 키울 때 기억할 점

  • 꽃과 함께 향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 화분이나 수경재배로도 키울 수 있습니다.
  • 꽃이 진 뒤에도 잎을 충분히 키웁니다.
  • 구근이 계속 물에 잠겨 썩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6. 크로커스|겨울 끝에 만나는 작은 봄꽃

크로커스는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작은 구근식물입니다. 아직 정원에 겨울 기운이 남아 있을 때 작은 꽃이 땅을 뚫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 봄이 가까이 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꽃은 크지 않지만 여러 개를 한곳에 모아 심으면 작은 꽃밭처럼 보입니다. 보라색, 노란색, 흰색 등 색도 다양해 다른 봄 구근과 함께 심기 좋습니다.

크로커스는 키가 낮기 때문에 화단 앞쪽이나 나무 아래 햇볕이 드는 공간, 작은 화분 등에 활용하기 좋습니다.

꽃이 지고 난 뒤에는 다른 봄 구근과 마찬가지로 잎을 바로 없애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잎이 살아 있는 동안 구근은 다음 생육을 위한 양분을 저장합니다.

크로커스를 키울 때 기억할 점

  • 가을에 여러 개를 모아 심으면 보기 좋습니다.
  • 햇볕이 잘 들고 물 빠짐이 좋은 곳을 선택합니다.
  • 화단 앞쪽이나 작은 화분에 잘 어울립니다.
  • 꽃이 진 뒤 잎이 마를 때까지 기다립니다.

7. 프리지아|향기로운 꽃을 좋아한다면

프리지아는 꽃의 색과 향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구근식물입니다. 노란색 프리지아가 가장 익숙하지만 흰색, 분홍색, 보라색 등 여러 색의 품종이 있습니다.

꽃대에 여러 송이가 차례로 피기 때문에 개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꽃을 잘라 꽃병에 꽂아 두어도 아름답고 향기가 좋아 절화로도 많이 이용됩니다.

다만 프리지아는 앞에서 소개한 수선화나 무스카리와 재배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추위가 심한 지역에서는 노지 월동을 당연하게 생각하기보다 지역의 겨울 기온과 재배 환경을 고려해야 합니다.

햇볕이 충분하고 배수가 좋은 환경을 좋아하며, 흙이 계속 축축한 상태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꽃대가 올라온 뒤에는 한쪽으로 쓰러질 수 있어 필요하면 가볍게 지지해 줍니다.

프리지아를 키울 때 기억할 점

  • 햇볕이 충분한 곳에서 키웁니다.
  • 흙이 지나치게 젖어 있지 않도록 합니다.
  • 지역에 따라 겨울철 구근 관리가 필요합니다.
  • 꽃대가 쓰러지면 작은 지지대를 이용합니다.

구근식물 7가지, 무엇부터 심으면 좋을까요?

일곱 가지를 모두 한꺼번에 심을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이라면 정원의 환경과 자신이 좋아하는 꽃을 생각해 두세 종류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처음 구근식물을 심는 분에게 고른다면 수선화, 무스카리, 알리움을 먼저 권하고 싶습니다. 햇볕과 배수 조건만 잘 맞는다면 비교적 관리가 어렵지 않고, 정원에 자리를 잡았을 때 해마다 봄을 기다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봄 정원을 원한다면 튤립을 더하고, 향기까지 즐기고 싶다면 히아신스나 프리지아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른 봄 작은 꽃이 올라오는 모습을 좋아한다면 크로커스도 잘 어울립니다.

가을에 심고 봄까지 기다리는 것이 구근식물의 매력입니다

구근을 처음 심었을 때는 흙 위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제대로 심은 것이 맞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겨울이 오면 구근을 심었다는 사실조차 잊고 지낼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정원을 걷다가 흙 사이로 작은 초록 싹이 올라온 것을 발견합니다. 며칠 뒤에는 잎이 되고, 조금 더 기다리면 꽃봉오리가 생깁니다.

저는 그 과정 때문에 구근식물을 좋아합니다. 봄에 피어 있는 꽃을 사서 화분에 놓는 것과 가을에 작은 구근 하나를 흙 속에 묻고 몇 달을 기다려 꽃을 만나는 것은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구근식물은 대부분 햇볕, 배수, 꽃이 진 뒤 잎을 충분히 남겨 두는 것이 기본 관리의 핵심입니다. 다만 종류마다 추위와 여름 고온다습에 견디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구근을 똑같은 방법으로 관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정원365의 생각

정원을 가꾸면서 가장 신기했던 순간 중 하나는 지난해 심었던 구근의 존재를 잊고 있다가 이른 봄 작은 싹을 발견했을 때였습니다.

겨울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흙 아래에서는 이미 다음 계절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꽃이 피었을 때의 아름다움도 좋지만 저는 이제 그 기다리는 시간까지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가을에 구근을 심고, 겨울을 보내고, 봄에 다시 그 자리를 찾아보는 일이 어느새 정원의 한 해가 되었습니다.

정원은 한 계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기다린 계절이 하나씩 쌓이면서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올가을에는 작은 구근 몇 개를 흙 속에 심어 보세요. 겨울이 지나고 어느 날 흙 사이로 올라오는 작은 초록 싹 하나가 생각보다 큰 봄의 기쁨을 가져다줄지도 모릅니다.